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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나라 정치이야기

미국과 중국이 화해하는 이유 (부제: 외교의 x신)

미국과 중국이 화해하는 이유 (부제: 외교의 x신)
김작가님글
1.
결론부터 이야기 한다. 윤석열은 외교의 신이다. x신 말이다.

2.
트럼프 취임 후 무역전쟁을 시작으로 바이든 시대에 미중 패권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는 어제 시진핑이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만나 "중국은 미국에 도전하지 않는다"와 "미국은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외교적 수사를 서로 주고 받으면서 사실상 불식시켰다.

3.
사실 테슬라의 일론머스크 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의 기업들이 앞다투어 중국에 투자를 선언하는 대목에서 충분히 예상이 가능한 결론이었다. 외교의 x신인 우리의 윤석열만 제외하고 말이다. CB!

4.
그렇다면 미국과 중국은 왜 화해를 하게 된 것일까?

다르게 비유해 보자. 교내 짱 서열 1위와 서열 2위가 일촉측발의 싸움을 앞두고 있다. 이 싸움을 멈추기 위해서는 1짱의 의지가 우선일까? 2짱의 의지가 우선일까? 당연히 1짱의 의지가 우선이다.

5.
지난 5월 31일 미 연방정부의 부채상향 협의안이 미국의 상원과 하원을 통과했다. 부채한도 상향 협의안 협상과정에서 난항은 있었지만 그렇다고 설마 미국이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될 것이라 믿는 사람은 없었다. 오직 우리나라 기레기들만 "미국이 망할 수도 있다"는 어이없는 기사를 쏟아냈지만 말이다. 하여간 기레기들이란...

6.
어째든 우여곡절끝에 통과한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상한 협의안의 액수는 무려 31조4천억 달러였다. 우리나라 돈으로 4경 1700조 정도 되려나? 단위가 겁나게 높아 계산도 제대로 안된다.

7.
채무 유예 기간은 2025년 1월 1일까지다. 그 사이에 미국은 달러도 찍어내고, 국채도 발행해서 엄청난 액수의 이자도 막아야 하고, 원금(?)도 줄이려는 시늉은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또 채무상환 유예받고, 또 국채 발행해서 돌려막는다. 이게 현재 전 세계 NO.1 패권국가인 미국의 연방정부가 굴러가는 방식이다. 또한 기축통화 달러를 지배하는 미국의 심각한 문제점이기도 하다.    

8.
현재 미국의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어디일까? 1위는 일본, 2위는 근소한(?) 차이로 중국이다. 또한 이 순위는 몇 년 이내에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오래 전부터 사들였고 중국은 비교적 최근에 사들였기 때문이다.  

9.
위안부문제, 강제징용공 문제, 후쿠시마 원전문제 등 미국은 어째서 일본의 국제적 만행에 모른척 하는지 이제 이해가 되는가? 미국의 동아시아 안보정책의 핵심이 일본이기도 하지만 일본이야 말로 미국의 가장 큰 채권국 이를테면 빚쟁이이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이 잃어버린 30년 동안 경제성장은 멈춰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저금리 아니 제로금리 시대를 이어나갈 수 있는 힘은 일본 정부가 부자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이 그 원천이다.

10.
한편 중국의 경우는 어떨까?

신자유주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가장 큰 수혜국은 단연 중국이다. 미국이 소련의 붕괴 이후 러시아를 확실하게 무력화 시키는 것에 주력할 때 혹은 이라크 전쟁을 일으키고, 또 이란과의 불편함이 쭉 이어지고 심지어 답이 나오지 않는 아프카니스탄에 파병까지 해 가면서 빈라덴과 IS를 잡으러 다닐 때 중국은 신자유주의 시대를 맞이하여 공급망의 중심이자 전 세계의 공장이 되었다.

11.
어느 날 미국이 정신을 차려보니 땅이 넓고 인구만 많은 줄 알았던 중국은 단순히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역할을 넘어 첨단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었고 특히 미국조차 엄두를 내지 못했던 반도체를 설계-메모리생산-소부장까지 원스톱으로 생산하는 자체적인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 차세대 통신망까지 미국에 뒤지지 않고 투자와 설비를 늘려가고 있었다. 시장을 내 주고 대신 공장을 통해 확보한 돈으로 역으로 세계 시장을 지배할 야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12.
만약 중국이 반도체의 풀 공급망을 자체적으로 갖추게 된다면 미국에게는 군사적으로도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반도체는 산업뿐만 아니라 군사기술에서도 핵심이기 때문이다.

일단 지르고 보는 트럼프는 그래서 취임하자마자 중국을 때리기 시작했다. 그게 벌써 6년 전 일이고 트럼프에서 바이든으로 미국의 대통령이 바뀌었지만 미국 정부의 입장은 딱히 바뀌기 힘든 상황이었다.

13.
하지만 너무 오래 되었다. 중간에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까지 한번 겪은 후 세계의 패러다임은 여러가지로 변했다. 미국은 80년대 일본을 굴복시켰던 프라자합의와 같은 방식으로 중국도 누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웬걸 중국은 견고했다.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 같은 미국과 사이가 안좋은 국가 뿐만 아니라 EU의 동맹국들까지 모두 중국을 찾아오도록 만들었다. 왕서방이 뿌리는 돈의 위력 덕분이다. 여기에 견원지간 같았던 인도와도 외교적으로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가니 패권국가 미국의 고민은 점점 깊어갔다.

14.
중국을 완벽하게 무너뜨릴 힘은 있으나 그러면 미국도 내상을 크게 입을 상황이 된 것이다.

그래서 바이든의 선택은 한국, 대만, 일본을 넣어 칩4라는 괴랄한 동맨을 만들어서 중국의 반도체굴기를 견제했고 이어 IRA 등 신자유주의 시대를 완벽하게 되돌리는 과거로 회귀해서 "공급망이고 나발이고 앞으로 모든 공장은 오직 미국에만 만들어라. 안 그러면 장사 못하게 해 줄테다"를 선언했다. 물론 이같은 미국의 태세전환에 가장 큰 피해자는 한국이다. 당연히 외교의 x신 윤석열 때문이다.

15.
극단적으로 중국이 미국의 국채를 마구 팔아제끼면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

실제 규모는 작지만 유사한 일이 있었다. 팬데믹 시대에 신나게 돈 잔치를 했던 미국이 팬데믹이 끝난 직후부터 인플레이션을 잡는다고 금리를 미친듯이 올리기 시작하자  달러값이 치솟고 환율 방어를 위해 일본도 중국도 일부 국채를 내다 팔았다. (중국은 미국이 시비를 걸어오던 2015년 무렵부터 미국의 국채 보유량을 줄이긴 했다)

16.
당연히 미국입장에서는 안 좋다. 올 초에 미국 은행들이 휘청거렸던 이유도 경영상의 문제가 아니라 채권시장의 영향이 컸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미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상향 조정도 예상보다 오래동안 협의를 해야 했던 것이기도 하다.

17.
사정이 이러하니 미국도 (지금은 중국이 짜증은 나지만) 싸우기 보다는 화해를 해야 할 시기라고 판단을 하는 것이다. 여기에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재선을 노려야 하는 입장으로 봐도 바이든의 태도는 명확하게 이해가 된다.

단 한번도 외세의 침략을 받아보지 않은 미국민들은 자동차 기름값이 조금만 올라도 난리를 치는 빈약한 인내심을 가지고 있다. 중국과의 장기적 무역전쟁 등으로 인해 민생과 경제에 영향을 준다면 바이든도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니 말이다.  

18.
그 결과 미국과 중국은 6년 간의 싸움을 사실상 끝내고 각자가 원하는 명분과 실리를 챙겨가는 모양을 만들었다. 약삭빠르게 중국에게 챙길 것을 챙겨간 미국의 동맹국들도 만족한다. 장기화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아마 중국이 중재를 해서 종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19.
이 와중에 오직 한국만 x신 외교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문재인 정부의 기조만 이어갔어도 북핵문제 조율, 중국과의 관계 조율 등 엄청나게 광을 팔면서 북한, 중국과 사이가 안좋은 일본을 제어할 수 있는 포지션에서 외교의 x신 윤석열이 출구가 없는 고립외교, 국제적 호구를 만들어 버린 것이다.

20.
영화 클리세 중에 이런 것이 있다. 주인공과 악당 두목의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악당의 똘마니가 맨 앞에서 어그로를 끌다가 주인공이 아닌 똘마니 뒤에 있던 악당에게 죽는 장면 말이다. 중국이 주인공이고 미국이 악당은 아니지만 현재 한국이 악당 돌마니처럼 보이는 것은 단지 기분 탓은 아닌 것 같다. 앞에서 깝죽거리다가 죽는 악당 똘마니가 지금 우리의 외교 상황을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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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은 외교의 x신 윤석열 때문이다. 그리고 윤석열을 뽑은 2찍들 때문이다. C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