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법과 김남국
1.
두괄식으로 결론부터 이야기하자.
게임업계의 메이저 회사들 가령 게임산업협회에 소속된 회사들은 민주당의 그 어떤 의원도 로비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따라서 게임법 개정 로비를 "김남국을 대상으로 삼았다"는 조선일보 등의 주장은 개소리다. 이건 내가 그 분야의 오래된 업자(업계관계자) 출신이라 누구보다 자신있게 장담할 수 있다.
2.
김남국이 투자한 코인 위믹스의 발행사 위메이드의 경영진은 내가 꽤 잘 아는 편이다.
내가 <미르의 전설_IP> 국제 중재소송에 3번이나 전문가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내가 알기로는 위메이드는 국회나 정치권에 대관 업무를 보는 팀 자체가 없다. 장현국 대표는 소송과 사업에 바빠서 정치인들을 만날 시간도 없다. 성격상 정치인들과 교류를 하기에 적합하지도 않다.
차라리 장제원 일가의 사학재단인 동서대에 위믹스 10억원을 기부한 것을 로비했다고 야마를 잡는 것이 더 설득력 있지 않을까?
3.
사실 위메이드 입장에서는 현 상황이 매우 억울할 것이다. 신작 <나이트 크로우>가 매출이 터졌는데 주가는 폭락했으니 말이다. 김남국 코인 관련해서 로비를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검찰이 심심해서 압색이라도 나간다면 정말 돌아버릴 정도로 짜증이 나지 않을까 싶다.
4.
실제 국회 주변을 맴도는 대관팀이 있는 게임회사들도 있다. 그런데 그 대관팀이 하는 주요한 업무는 국정조사에 자신들의 오너가 출석할 가능성이 있는지 정보를 수집하고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이 주된 업무이다. 그들 레벨에서 입법 로비는 꿈도 못 꾼다.
5.
나는 성공한 게임회사 오너들도 꽤 아는 편인데 그들은 정치인들을 만나는 것 자체를 (극단적으로) 싫어한다. 일례로 네이버의 대표였던 김정호가 국정감사에 불리워가서 상상하지 못했던 모욕(불러서 윽박만 지르는데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을 당한 후 그는 가지고 있는 주식까지 모두 털어 버리고 업계를 떠났다. (나중에 투자자로 화려하게 복귀했지만 말이다)
6.
게임업계의 정치권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은 '불가근 불가원'이다. "너무 가까이 다가서지도 않고 너무 소외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 원칙이 무너지는 순간 회사가 위험해 진다고 보고 있다. 김택진, 김정호 등 게임업계에서 이름난 스타들은 한때 정치권에 영입 대상이었지만 스스로 고사한 이유도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안철수처럼 정치를 주가 부양의 수단으로 삼지 않고, 오직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게임을 통해 승부를 거는 것이 게임업계의 방식이다.
7.
게임업계에서 최초로 국회의원이 된 사람은 웹젠의 김병관인데 더불어민주당이 만들어지고 표창원에 이어 영입 2호가 되었지만 지난 21대 총선에서 김은혜에게 석패했고 보궐선거에서는 안철수에게 대패했다. 김병관은 국회의원이 되었지만 민주당 특유의 이해충돌을 방지한답시고, 게임관련한 상임위에는 얼씬도 못했다.
8.
아니, 그럴바에는 무엇하러 그 분야의 전문가를 영입했는지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불가다. 반면에 체육인 출신들은 문광위에 배치하면서 말이다. ㅎ
9.
정치권에 있던 사람들이 게임업계 대관 담당자로 오는 경우가 없지는 않다. 게임산업협회의 고위직에도 있다. 그런데 공통점은 민주당 출신 보좌관들은 없다. 굳이 정치권에 있던 인사를 관련 담당자로 뽑는다면 국힘당 출신의 사람을 뽑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왜냐고? 그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10.
민주당이 답답하고 멍청한 이유는 자신들을 지지한 집단의 이해관계를 챙겨주기는 커녕 멀리하기 바쁘기 때문이다. 반면 국힘당 쪽은 지지한 이들의 이해관계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드시 챙겨준다. 때문에 게임업계는 기본적으로 정치권과는 '불가근 불가원'을 유지하되 꼭 필요하면 국힘당 출신의 사람을 쓰는 것이 암묵적 룰이다.
11.
일례로 내가 적극적 민주당 지지자라는 것이 페북과 유튜브를 통해 널리 알려진 후 나는 게임업계와 여의도 (게임관련) 컨설팅 일들이 다 떨어져 나갔다. 만약 내가 국힘당 지지자로 하태경, 이준석 등과 게임업계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라면 결과가 조금 다르게 나오지 않을까 싶다. 한 마디로 게임업계에서는 자신의 정치적 색채는 최대한 숨겨야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드러나게 된다면 민주당 지지자라는 것은 불이익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CB
12.
상황이 이러한데 무슨 김남국을 대상으로 로비를 한다는 말인가? 나는 그 기사를 보고 진심으로 빵 터져서 웃었는데 그 얼토당토한 가짜 뉴스를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니 웃기면서도 슬퍼지기 시작했다.
또한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가 되겠다.
13.
이번에 전용기, 김남국 등이 개정한 게임법은 확률형 아이템에 관련한 것이지 P2E가 아니다. 또 P2E나 NFT는 전 세계적인 트랜드이지 우리나라만 있는 특별한 개념도 아니다. 3D, VR, AR, 메타버스, NFT, P2E는 매년 새롭게 전세계 게임쇼를 장식하는 주요한 이슈이자 트렌드이고 그 중에서 위믹스가 가장 먼저 터진 것에 불과한 것이다.
14.
이게 무슨 로비를 통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고 지금 넥슨, 넷마블도 정신없이 자신들의 IP를 가지고 후발주자로 P2E를 향해 가는데 뭔 로비설을 주장하는지 모르겠다.
15.
지금 언론에서 인용하는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적어도 게임과 코인이 결합된 P2E 필드에서 볼 때는 내가 볼 때 완벽한 듣보잡이다. 그런 사람들의 '로비설'을 인용해서 김남국 나아가 이재명을 공격을 하는 것 자체가 치졸한 프로파간다에 불과하다.
물론 내가 보기에는 가소롭기 짝이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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