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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에 대한 말씀을 드려보죠. 최근 보도되는 뉴스들을 보면 정말 흥미로운 얘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펌 ) 어제 낮에는 완연한 봄 날씨였죠. 이번 주 보니까 낮 기온이 최대 20도까지도 올라간다고 합니다. 그리 두껍지 않은 외투인데도, 주변을 왔다갔다하다보면 살짝 땀이 나는 정도가 되네요. 겨울 동안 사용했던 두꺼운 옷과 이불을 주말에는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봄맞이를 해야 할 듯 합니다. 그리고 코로나 방역 해제 이후 제대로 맞는 봄인 만큼 벚꽃 구경을 어디서 할지도 고민 해야겠네요.

마켓에 대한 말씀을 드려보죠. 최근 보도되는 뉴스들을 보면 정말 흥미로운 얘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월 미국의 날씨가 따뜻했던 것이 미국 고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기사들부터 시작해서 미국인들의 저축이 생각했던 것 만큼 빠르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 같다는 기사, 그리고 댈러스 연은 총재가 미국 국채 시장이 생각보다 취약하다고 언급했던 기사들까지… 꼼꼼히 읽어봄직한 기사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주중 에세이 한 편에서 모두 소화를 할 수 없는 만큼 오늘은 댈러스 연은 총재 코멘트를 잠시 보도록 하죠. 먼저 기사 인용하고 갑니다. 조금 긴데요, 꼼꼼히 읽어보셔야 합니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미국 국채시장의 규모와 복잡성이 커지면서 미국 금융시스템이 핵심 시장 기능 장애에 더 취약해졌다고 말했다.

3일(현지시간) 댈러스 연은에 따르면 로리 로건 총재는 시카고 부스 경영대학원 워크숍에서 "미국 금융시스템은 국채시장의 규모와 복잡성이 커짐에 따라 중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핵심 시장 기능 장애에 취약해졌다"고 언급했다. 그는 "거래 중단 및 가격 발견이 광범위한 경제 활동을 위험에 처하도록 할 수 있다"며 단순히 낮은 유동성보다 매수자와 매도자, 빌려주는 사람과 빌리는 사람 사이의 중개와 시장 청산 가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의 기본적인 실패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핵심 시장 기능을 지원하기 위해 거의 개입을 해서는 안되지만 개입이 필요할 때는 효과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심각한 상황에서 개입을 거부하면 중앙은행의 근본적인 거시 경제, 금융안정 목표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의 기본적인 기능을 위협하는 수준의 문제가 발생하면 당국이 과거와 마찬가지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연합인포맥스, 23. 3. 4)

일단 기사의 두번째 문단은 참고만 하시죠. 현재 연준에서도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죠. 간단히 말씀드리면 현재의 Primary Dealer 시스템을 좀 더 확장하려는 개선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공급과 수요의 중개가 잘 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는 두번째 문단의 내용은 ‘아.. 이런 게 있나 보구나…’ 정도로 지나가시면 될 듯 합니다.

이제 첫문단을 보시죠. 로건 연은 총재는 미국 국채 시장의 이슈가 미국 금융시스템 장애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죠. 그리고 이런 맥락의 코멘트는 세번째 문단으로 이어집니다. 로건 총재는 애니웨이… 만약 미국 국채 시장이 취약해졌을 때는 결국 중앙은행의 근본 목표인 금융 안정 목표를 훼손시킬 수 있기에 신속하게 개입해줘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죠. 지난 해 9~10월 영국중앙은행이 국채 시장의 혼란 상황 속에서 적극 개입하면서 양적완화를 통해 영국 국채를 사들였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런데요, 만약 지금 미국 국채 시장에 비슷한 문제가 생기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로건 총재의 말 대로라면 미국 금융 시스템의 혼란이 찾아올 수 있구요, 연준은 양적완화를 재개하면서 미국의 장기 국채 매입에 재차 돌입해야 할 겁니다. 그럼 지금 50bp인상하니… 6%까지 인상하니… 그렇지않아도 복잡스러운 현재 분위기에서… 금리를 인상하면서 국채를 매입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거죠. 금리의 인상은 긴축을 말합니다. 국채 매입은 통화의 완화를 말하죠. 긴축을 하면서 완화를 하니.. 이건 도대체 뭐지… 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쿨하게 백번 양보해서 ‘그럼 뭐 어때? 우회전 깜빡이 켜고 좌회전 할 수 있는 거지..’ 라고 용서하셔도 문제는 남는 것이 지금 인플레를 제압하려 하는 연준의 능력에 시장은 상당한 의구심을 표하고 있죠. 강하게 금리 인상만으로 밀어붙여도 인플레 잡을 수 있을지… 걱정스러운데… 금리 인상을 하면서 뒤로는 양적완화로 돈을 푼다?? 인플레 잡을 가능성이 거의 없지 않을까요.. 이렇게 되면 생각보다 인플레이션을 오랜 기간 유지하게 되는… 인플레이션이 고질병이 되어 버리는 최악의 결과로 치달을 수 있습니다. 네… 국채 시장의 취약성은 지금의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이어가려는 연준에게는 최악의 적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자.. 여기서 이런 질문을 던져봅니다. 왜 로건 총재는 지금 이 분위기에서 미국 국채 시장의 취약성을 언급했을까요? 지금 전세계적을 연준의 금리 인상이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로건 총재의 코멘트 역시 전세계 투자자들이 지켜보고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 되면 한마디 한마디 하는 데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왜 쌩뚱맞게 국채 시장에 대한 얘기를 했을까요…

이런 국채 시장의 불안을 언급했던 사람이 있죠. 바로 옐런 재무장관이었구요, 지난 해 10~11월에 국채 시장이 생각보다 걱정된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당시는 연준이 4차례 자이언트 스텝을 이어갈 때였죠. 자이언트 스텝으로 인해 미국 금리가 답없이 오른다는 얘기들이 많았고, 파월 형님이 8월 말 잭슨홀에서 제대로 한 번 포스를 뿜어주셔서 투자자들이 매매매매매매하고 다닐 때였습니다. 미국 금리가 끝없이 오르면 누가 미국 국채를 투자하려 할까요? 미국 국채의 수요가 줄어들게 됩니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 국채의 공급은 부채의 확대와 함께 빠른 속도로 늘어난 상황입니다. 그럼 공급은 넘치는데 수요가 없으니.. 미국 국채 시장이 매우 위험해지지 않았을까요? 그럼 수요를 자극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수요가 사라진 원인을 제거해줘야 하는데 가장 큰 원인은 미국 금리가 계속 더 오를 것이기에 장기 국채를 사는 것은 바보 짓이라는 인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파월은 11월부터 스탠스를 바꾸기 시작하죠. 강력한 긴축을 이어가는 것도 좋지만… 긴축을 삼단분리해서… 금리 인상의 속도는 조절하되… 최종 금리의 높이와 지속기간을 길게 가져가는… 이른 바 higher for longer로 태세를 전환한 겁니다.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로 인해 피벗에 대한 기대감이 모락모락 피어오르자 금융 시장이 안정되기 시작했던 것이죠.

지금 분위기는 어떤가요? 인플레를 잡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갑자기 화악 퍼집니다. 그랬더니 미국 10년 국채 금리가 순식간에 4%를 넘어섰죠. 그리고 50bp 인상이 가능하다는 얘기부터 시작해서 6%까지 금리가 오를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커집니다. 그럼 미국 국채 시장의 불안감이 다시금 조성되지 않을까요? 다시 이런 질문을 던져봅니다. 왜 로건 총재는 지금 이 상황에서 미국 국채 시장이 불안하다는 얘기를 꺼냈을까요… 어쩌면 금리 인상의 높이, 혹은 지속 기간을 건드리는 것이 아니라 다시금 금리 인상의 속도까지 언급하려는 연준 내 분위기에 제동을 걸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연준의 목표는 성장 극대화와 물가의 안정입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요… 금융 안정이라는 숨어있는 목표가 있습니다. 세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군요… 힘든 일을 하면서도 욕은 정말 많이 먹죠… 극한직업인 듯 합니다. 오늘 에세이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