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직시하는 용기, 이번에야말로 보수정부가 광주 앞에서 보여줄 때입니다.> 이재명글
마흔세 번째 5월입니다. 수많은 주권자의 피를 먹고 자란 5.18정신은 국가폭력의 짙은 상흔을 넘고 넘어 용서와 화해, 통합의 정신으로 자라났습니다.
군부독재정권이 총칼로 유린해도 광주시민은 결코 인간성을 배반하지 않았습니다. 폭력보다 강한 연대의 힘으로 민주주의의 길을 열어젖혔습니다. 광주시민들이 시민군에게 건넨 주먹밥은 죽음을 각오하고라도 연대하겠다는 애끓는 증표였을 것입니다.
광주가 피 흘리며 걸어간 길을 따라 수많은 새로운 생명이 탄생했습니다. 그 시대 많은 청년들이 그러했듯 광주를 지키기는커녕 비난했던 부끄러움이 저의 인생 경로를 바꿨습니다. 그렇게 태어난 곳이 어디든, 진실과 정의의 편에 섰다면 우리 모두는 광주 시민이 되었습니다.
그 길고 긴 세월을 넘어, 보수 정부가 응답해야할 때입니다.
역사를 직시하는 용기만이 또 다른 비극을 막을 수 있습니다. 43년의 세월 동안 수많은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보수 정부는 ‘학살의 후예’임을 입증하듯 끝내 ‘5.18 부정 DNA’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윤석열 정권도 마찬가지입니다. 보수 정부의 5.18 부정과 단절하고 5.18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정권의 핵심 인사들이 앞장서 망언을 쏟아내며 국민과 광주 시민의 가슴에 또 한 번 대못을 박았습니다.
사죄와 반성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하는 것입니다. 5.18 정신 계승하겠다는 말이 진심이라면 망언을 일삼은 정부여당 측 인사들에 대한 엄정한 조치부터 이루어져야 합니다. ‘5.18을 폄훼하는 정치인은 대한민국에서 발을 붙일 수 없다’는 건 이미 국민적 합의입니다.
나아가 “오월 정신은 헌법정신 그 자체”라던 윤석열 대통령의 말대로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공약을 이행해야 합니다. 여야 모두의 공약인 만큼 망설일 이유가 없습니다. 내년 총선에 맞춰 ‘5.18 정신 원포인트 개헌’을 반드시 이뤄냅시다.
학살범 전두환 손자까지 품어 안은 광주입니다. 이제 정치가 그 상처를 씻어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것만이 ‘산 자’의 책임을 다하고 오월 영령의 숭고한 희생을 헛되지 않게 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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