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글 ㅣ <벌써 아홉 번째 4월입니다.>
시간이 흐르며 희미해지는 기억도 있지만 오히려 또렷해지는 아픔도 있습니다. 304개의 세계가 무너진 그날, 결코 잊을 수도 잊어서도 안 될 4월 16일입니다.
9년 전 그날 진도 앞바다에 국가는 없었습니다. 세월호 이후의 대한민국은 세월호 이전의 대한민국과 달라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각자도생 사회로 다시 회귀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앞에 고개를 들 수 없습니다.
아이들은 우리에게 ‘국가란 무엇이고,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물음을 남겼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국가의 최우선 책무임을 일깨웠습니다. 그래서 한 톨의 의혹도 남기지 말자는 유가족들의 외침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우리 모두의 시대적 과제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제1의무입니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권고사항을 충실히 이행하는 일을 포함해 나라가 나라다울 수 있도록 정치의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그것이 살아남은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라 믿습니다.
9년이 지났음에도 유가족 분들께 전할 적합한 위로의 말씀을 찾기 어렵습니다. 다시 한번 모든 희생자 분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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